무기를 든 군대와 까마귀가 모인 무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군대가 다가가면 까마귀들은 제각각 흩어져 버리겠지요. 오합지중 뜻은 까마귀 무리처럼 숫자는 많지만 체계나 질서가 없고 나약한 집단을 의미합니다. 오합지중 유래는 중국 전한 시대에서 후한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합지중 유래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의 진나라는 멸망하고 고조 유방은 항우를 꺾고 한나라를 세웁니다. 한나라는 무제 때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무제는 군현제를 확대하고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아 중앙 집권 체제를 확립합니다. 또한 활발한 정복 활동으로 베트남 북부, 중앙 아시아까지 영토를 확장합니다. 이 시기 비단길(실크로드)가 열리면서 무역도 활발해집니다.

하지만 무제가 죽은 뒤 한나라는 외척과 환관의 권력다툼으로 쇠약해졌습니다. 천하는 어지러워졌고 도둑이 들끊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외척 중 하나였던 왕망이라는 자가 반란을 일으킵니다. 왕망은 정권을 잡은 후 황제를 몰아내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신’을 세웁니다. 중국 역사에서 한나라를 전한과 후한으로 나누어 부릅니다. 왕망이 세운 ‘신’을 기준으로 그 전 시기를 전한, 그 후를 후한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허나, 왕망이 세운 나라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유수(광무제)’라는 사람이 나타나 군사를 일으킵니다. 유수는 호족의 도움을 받아 왕망을 없애고 유현을 황제 자리에 앉혀 새롭게 한나라(후한)를 세웁니다.
이렇게 나라가 안정되어 가는 듯 했으나, 또 다시 왕랑이라는 자가 나타납니다. 자신이 황제의 아들이라면서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던 유수는 군사를 이끌고 반란군 토벌에 나섭니다.
이 때 평소 유수를 존경하던 상곡 태수 경황은 자신의 아들 경감에게 군대를 내주며, 유수를 지원하라고 명합니다. 하지만 경황 휘하 장수 중에서 손창과 위포가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한나라 왕조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을 어찌 토벌할 수 있습니까?”
이 황당한 말을 옆에서 듣던 경감은 손창과 위포에게 칼을 빼 들고 소리쳤습니다.
“왕랑, 그놈은 한낱 도둑일 뿐이다! 왕랑의 군대는 까마귀 무리일 뿐이다. 우리가 공격하면 마른 나뭇가지가 꺾이듯 쉽게 무너질 것이다. 만약 너희가 도둑과 한패가 된다면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격분한 경감의 호통에 손창과 위포는 그날 밤 몰래 왕랑에게 도망쳤습니다.
이후 전쟁은 유수와 경감의 승리로 돌아갔고, 왕랑을 토벌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경감은 건위대장군이라는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오합지중 뜻
오합지중 뜻은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까마리 무리’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흔히 오합지졸이라는 사자성어로 더 많이 사용합니다. 오합지중에서 ‘중’은 무리를 뜻하고 오합지졸에서 ‘졸’은 병사를 뜻합니다. 오합지졸은 까마귀로 구성된 군대라는 뜻입니다.
머리 숫자만으로 전쟁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까마귀가 시꺼멓게 모여 있다고 그들을 두려워할 군대는 없습니다. 위계 질서나 지휘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군대는 까마귀를 그저 모아 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병사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좋은 군대가 아닙니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지휘 체계를 확립하고 공정하고 엄격한 규칙을 세움으로써 강인한 군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고 교육시키고 훈련시키는 것은 지도자나 지휘관의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왕이나 장군의 역량이 부족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대는 오합지졸이 되어버립니다. 병사 개개인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병사를 관리하는 리더가 어리석으면 군대는 나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외적의 침입이 많았던 나라입니다. 거란, 여진, 청나라, 왜나라 처럼 우리와 국경을 접하는 나라들은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공격했습니다. 지금도 북한과 휴전 상태이므로 강한 군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값비싼 최첨단 장비와 무기로 군을 무장한다고 해도 군을 이끄는 이들의 능력이 부족하면 오합지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군이 오합지졸이 되지 않도록 정치가, 군을 지휘하는 사람들은 힘써야 합니다. 군 내부의 잘못된 관행, 폭행, 풍기 문란, 잘못된 보고, 느슨한 경계처럼 군을 와해하고 약하게 만드는 문제를 청산하고 더 강력한 군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강한 국방력이 뒷받침되어야 국민 생활이 안정되고 경제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K-문화가 세계에서 꽃을 피우며 발전하는 지금, 안보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